[우아한테크코스] 중간 회고

우아한테크코스 레벨1과 2를 지나고 3에 들어와 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프로젝트를 시작하기에 앞서 다시 헤매지 않기 위해 여태까지 해왔던 학습 방향과 생각들을 정리하고자 한다.

 

레벨2 막바지부터 방학 내내 이어졌던 감정에 대해 되돌아보았다. 주변 크루들에게는 '번아웃의 3분의 2지점에 서있는 듯한 기분이다' 라고 얘기를 종종 했던 것 같다.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면 체력적으로 부치는 건 아니었고, 뭔가 어려운 문제를 직면했던 것도 아니었다. 꽤 긴 시간 결론을 내리지 못했었는데 감정의 핵심적인 부분은 다음과 같이 정리되었다.

 

공부해야할 건 많은데, 궁금한 건 많은데 해야할 것들은 쏟아져 오는 상황이다.
그런데 조금 전에 공부한 것도 기억 안나고 정리해뒀던 것들을 봐도 뭘 위해 이렇게 정리해뒀었는지 모르니 학습하는게 아무 의미 없어져 버렸다.

 

왜 레벨2에서 배운 것들을 정리하는게 의미 없다고 느껴진걸까. 레벨2에서는 스프링 프레임워크에서 비롯된 훨씬 더 방대한 기술들을 접할 수 있었다. 그러다보니 나도 모르게 문제 해결에 집중하지 않고 방대한 양의 기술에 매몰되어 어떻게 하면 이 기술들을 완벽하게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불가능한 것을 어떻게든 해보려고 하다보니 결국은 나가떨어지고 학습에 대한 의지와 필요성 자체를 잃어버렸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목표설정을 다시 했다.

나는 정확한 문제 인지를 기반으로 더 나은 삶을 만드는 개발자다.

 

나는 개발자를 지망하는 사람이지 기술을 통달하고 싶은 사람이 아니다. 이 목표를 위해서 어떻게 마음가짐으로 학습에 임해야 하는지 다시 정리해볼 수 있었다. 

 

먼저 최우선적으로 집중해야 하는 것은 내가 지금 직면한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인지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어떤 기술을 학습하고 사용했는지를 기록하자. 나는 한 번 저장하면 절대 까먹지 않는 하드디스크가 아니다. 반드시 과거의 경험이 필요할 때 돌아올 수 있는 장소를 만들어놔야 한다.

 

기술에 집착하지 않고 문제상황에만 집중하더라도 너무 많은 것들이 보일 수 있다. 앞으로 또 교육과정을 진행하다 보면 반드시 그런 순간이 또 올 것이다. 그 때는 욕심 부리지 말고 30%만 남겨서 내가 돌아올 곳을 만든다고 생각하자. 나는 이를 위해 학습을 해야하고 정리해야 한다. 무엇을 남겨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은 이렇게 답을 할 수 있겠다.

 

그럼에도 우리는 기술을 다루는 사람들이기에 문제 상황 없이 기술 자체를 학습하는 것은 어쩔 수 없이 필요할 수 밖에 없다. 이 때 방향을 잃지 않고 어떤 마음가짐으로 학습에 임해야 할까. 기술을 학습할 때 타고 타고 들어가다보면 정말 끝이 없다. 이는 레벨2에서 직접 학습하며 몸소 체험해본 사항이다. 그래서 처음볼 땐 30%만 남긴다는 마인드가 중요하다. 잇달아 드는 꼬리 의문과 새롭게 보이는 키워드에 대한 호기심은 이때 반드시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이후 다른 주제를 공부하다가 이전에 공부했던 개념에서 모르거나 부족한 부분이 등장했을 때 다시 돌아와 학습한다. 

이 때 공부하던 주제를 이해하기 위해, 다시 돌아가서 30%의 이해도를 60%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세 번째로 돌아올 때는 목표치를 달성해서 한 사이클을 돌린 후 전체적으로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파악한 뒤, 이제 내가 사용한 기술들의 동작 원리에 대해 깊이 있는 학습을 진행해야 할 때이다. 이때 100%의 이해도를 지향한다.

 

다시 같은 문제 상황으로 고민하는 리소스 낭비를 하고 싶지 않아 정리해본 중간 회고였다. 결론은 본질을 잃지 말자는 것이다. 나는 기술을 공부하는 사람이 아니다. 정확하게 문제를 인지하고 이를 해결하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이번에는 이 본질을 쉽게 잃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