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테코 회고 포스팅을 작성하다 보니 합격 이후 1개월 동안 뭘 했는지에 대한 내용이 길어져 분리해서 일상 회고를 작성한다.
우테코 프리코스 전 과정에 대한 회고는 아래 포스팅에 작성되어 있다.
[우아한 테크코스 5기] 프리코스 지원, 합격 과정 회고
[OPIC 첫 시험]
제일 먼저 지원서에 제출할 공인 영어 성적도 한 번은 만들어야 했다. 오픽 시험을 보기로 결심하고 2주 정도 시간을 두고 공부를 하려했다. 하지만 회화 실력 성장이라는 것이 눈에 보이는 지표로 확인할 수 있는게 아니다보니 굉장히 동기부여가 어려웠다. (사실 너무 하기 싫었던 것 같다 ㅎㅎ...) 유튜브 오픽노잼 IM시리즈를 정주행 하고 여우오픽 모의고사를 계속 풀면서 연습하자! 라고 계획을 세웠으나... 자연스러운 영어 회화를 위한다는 명분을 내세운 넷플릭스 시청 시간이 공부한 시간보다 많았다. 결국 실질적으로 공부한 거라고는 꾸역꾸역 모의고사 두세개를 푼게 전부인 상태에서 시험을 치게 되었다. 결과는 IM1을 받게 되었고 추후 지원서에 넣을 영어성적을 만들었다는 것에 의의를 두기로 했다. 나중에 더 높은 어학 성적이 필요해진다면 그때는 반드시 학원이나 스터디를 통해 준비해야겠다.
[사랑니 발치]
몇 년을 미루고 미뤄왔던 사랑니 발치를 하기로 결심했다. 정말 지금이 아니면 나중에 취업 후 연차를 쓰고 병원에 가는 내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다. 오픽 시험 때문에 일정을 끼워 맞춘게 1월 말~2월 초 인지라 우테코 시작 후 얼마간은 먹는데 불편함을 조금 느낄 것 같기는 하다. 그래도 붓기나 염증이 심한 편이 아니어서 생각보다 고생하지는 않은 것 같아서 참 다행이었다. 앓던 이를 뺐다는 옛 말처럼 큰 일을 해치우니 속이 시원했다.
오늘 반대쪽 남은 사랑니도 발치하고 왔는데 지난 번보다 더 힘들었던 것 같다. 실제로 위쪽에 천공이 작게 나서 이 부분을 메워줘야 했고 실밥 푸는 것도 보름이나 더 있다가 해야된다고 했다. 우테코 시작하고 밥 먹는게 좀 더 오래 어려워진다고 생각하니 좀 어지럽긴 했지만 그래도 4개 모두 뽑아버렸다는 것에 더 의의를 두기로 생각했다. 이번에 발치한 쪽도 빠르게 회복되었으면 한다. (제발...)
[파워 리프팅]
지금은 사랑니 발치로 인해 운동을 쉬고 있다. 아마 반대쪽 발치 이후 2~3 주 뒤인 2월 중순, 말 쯤에는 체육관에 복귀할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 1월엔 정말 여유롭게 친구와 운동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덕분에 그 간 혼자서 운동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가져왔던 의문들을 충분히 고민할 수 있었다.
사실 작년에 운동을 하면서 갈비뼈 실금, 허리 염좌 등 크고 작은 부상으로 운동을 잠깐씩 쉬면서 파워 리프팅에 대한 회의감이 조금 들었었다. 다른 사람들은 다치지도 않고 꾸준하게 운동하는데 나는 픽하면 부상으로 쉬게 되니 내가 정말 이 스포츠를 계속 할 수 있는 사람이 맞는지가 제일 컸던 의문이었다. 또한 앞으로 나는 계속 바빠질텐데 이걸 병행할 수 있을지, 혼자서 계속 해 나가는게 맞는지 등 여러가지 생각들도 잇달아 들었다.
이에 대해 내린 결론은 내가 원한다면 그냥 하면 된다는 것이다. 같이 운동을 하는 친구와 대화를 하면서 충격받은 것은 체육관에 있는 사람들 중에 안 아픈 사람은 없다는 사실이었다. 혹자는 운동이 끝나면 항상 병원에 가서 물리치료를 받아야만 했고, 누군가는 매 세트가 끝날 때마다 마사지 건을 달고 살았다. 겉으로 봤을 때는 다들 아픈 곳 하나 없이 운동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각자의 고통을 인내하며 이겨내고 있던 것이다. 여기에서 나는 고통은 포기해서 없애는 것이 아니라 견뎌서 이겨내야 하는 것이라는 걸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길 수 있었다. 또한 부상으로 인한 고통 때문에 할 수 있음에도 포기하진 말자고 다짐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잘못된 자세로 운동을 해서 다친 부상을 경시하지는 말아야 한다. 항상 부상을 피할 수 있는 올바른 자세로 수행하고 있는 중인지 스스로 더 꼼꼼하게 체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만 올바른 고통을 감내할 수 있다. 이것이 곧 내가 파워리프팅을 하며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정립하게 되었다.
그리고 운동 자세에 대한 고민들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예전에 비해서 어떤 부분들 때문에 운동을 잘못하고 있었는지 알게 되었다. 역설적이긴 하지만 잘못된 자세로 다쳐봤기에 더 올바른 자세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아마 운동을 복귀하게 되면 한 달 가까이 쉬게 된거라 또 머슬 메모리가 초기화 되어 있을 것이다. 이를 또 다시 활성화 시키려면 분명 고생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예전에 부상에서 복귀할 때보다는 훨씬 빠르게 머슬 메모리를 활성화 시킬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있다. 혼자서 이게 맞는지 저게 맞는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리프팅에 대한 지식이 쌓여 나도 모르게 성장한 것이 아닐까 싶다.
마지막으로 나는 왜 파워리프팅을 계속 할까에 대한 답이다. 처음에는 건강을 목적으로 운동을 시작하고자 했다. 파워리프팅은 엄밀히 말하자면 건강을 위한 운동이라기 보다는 경쟁하는 스포츠에 가깝다. 오히려 본래 목적인 건강을 생각한다면 바디빌딩을 하는 것이 맞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워리프팅을 그만두지 않는 이유는 딱 하나다. 끊임없이 자신의 한계에 부딪쳐야만 하는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파워리프팅은 어떻게 하면 스스로의 한계를 부수고 다음으로 나아갈 수 있는지에 대한 답을 나에게 항상 제시한다. 좋든 싫든, 성공가능성이 어떻든 간에 뛰어넘고 싶은 한계가 존재한다면 앞에 놓여진 해야할 것을 그저 수행하면 된다. 나는 항상 이 간단한 명제를 쉽게 까먹는 사람이다. 그래서 항상 나에게 이 명제를 리마인드 시켜주는 파워리프팅을 계속 하고 싶다.
[하고 싶은 것]
이 외에는 내가 하고 싶었던 것들에 더 집중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전역하고 만나지 못했던 지인들에게 연락을 돌리며 만남을 가졌다. 군대 동기와 후임들, 대학 선배 형들을 만나며 맛있는 것도 먹고 이런 저런 얘기도 정말 많이 했다. 맨날 노트북만 들여다보며 방에만 앉아있어서 사람에 대한 결핍이 심해졌었는데 많이 해소되었다. 자주는 만나지 못하더라도 가끔 이렇게 만나서 회포를 풀 수 있는 사람들이 곁에 있다는 것을 상기시키며 다시 한 번 감사하게 되었다.
또 너무 해보고 싶었던 로아도 며칠 동안 미쳐서 해본 것 같다. 스익을 최대한 빨리 밀고 점핑권 사용 완료까지가 모코코의 목표였지만... 생각보다 스익 분량이 만만치 않아 고전중이다. 여유가 되는대로 스익까지는 최대한 밀어보려 한다. RPG 특성상 아마 운동도 다니면서 우테코도 시작하면 시간이 없어 자연스럽게 멀어지겠지만 나중에라도 조금씩 즐길 수 있게 된다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보컬연습... 최근에 성신여대 근처에 연습실 공간 대여를 시간 단위로 할 수 있는 곳이 꽤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상당히 접근성과 비용이 괜찮았기에 이번 기회를 통해 미뤄왔던 발성 연습을 시작해서 계속 이어 나가보고자 했다. 그런데 주변에서 시간 당 가격이 제일 괜찮은 곳으로 예약을 했는데 앱 시스템 문제인지, 아니면 사람 문제인지는 모르겠는데 계속 이용 안내 문자가 오지 않아 연속 두 번을 이용하지 못하는 불상사가 있었다. 이용 후기를 찾아보니 나같은 케이스가 굉장히 잦은 모양이었다. 이후 담당자 측으로부터 사과 문자와 함께 이용 비밀번호를 받게 되었다. 이후엔 예약 후 바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으니 사랑니 발치한 곳이 완치되면 최대한 아침 시간을 이용해서 보컬 연습도 해보려고 한다.
[마무리]
우테코 본 교육과정 시작까지 약 5일 정도 남았다. 1개월을 내리 쉬면서 이번에는 개발 메모리가 초기화 되었다. (진짜 큰일이다;;) 이대로는 교육과정 시작 후 페어 프로그래밍에서 여러모로 헤매일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시작 전에 남은 시간들은 프리코스 과정에서 배웠던 것들을 다시 복기하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기 위해 준비하는 시간으로 만들어보려 한다. 설레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두렵기도 하지만 그 고통을 이겨내면 나는 더 성장해 있을 것을 믿어 의심치 않기에 반드시 견뎌낼 것이다.